아시아나항공 비상문 개방 사고 미스터리를 풀어봅니다.

항공기가 이륙하기 전에 승객이 비상문을 개방하는 사고가 발생한 경우는 이전에 있었지만, 비행하는 중에 비상문이 열리는 사고가 일어난 경우는 찾아보진 않았지만 거의 없다.

 

지난 5월 26일 오전에 제주공항에서 대구공항으로 착륙하려던 아시아항공 항공기가 대구공항 상공 약 250미터의 높이에서 비상구 문이 열린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하였는다는 뉴스가 있었다.

 

다행스럽게 크게 부상당한 승객은 없었지만, 상상하지도 못한 사고를 항공기에서 직접 경험한 승객들은 정신적인 충격을 받고, 호흡곤란까지 발생한 인원이 10명이 넘었다고 한다.

 

그러면 이전에 이런 사례가 없었다고 하는데, 원래 비상구 좌석 옆에 있는 항공기 비상문은 이렇게 쉽게 열 수 있는 건가 의문이 든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말하면 비상문 개방은 쉽지가 않다. 왜 그런지 그 원리를 체크해 보자.

 

아시아나항공 비상구 개방 사고 개요를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다.

2023년 5월 26일 제주공항출발 아시아나항공 OZ 8124편이 대구공항으로 착륙을 하려던 중에 30대 남성이 착륙직전 의도적으로 개방한 사고이다. 당시 아시아나항공 기종은 에어버스 A321-200이었고, 총 좌석수는 195석인데 당시 탑승 총인원은 194명이었다고 한다.

 

특히 비행 중에 항공기 문은 쉽게 열리지 않게 되어있다. 설사 낮은 고도라고 하더라도 비행 중은 열려서는 안 되는 구간으로 안전장치가 작동되는데, 이번 사고는 거의 착륙 직전이라 아마 안전장치가 해제된 상태였고 이 순간 승객이 억지로 문을 개방한 것으로 보인다.

 

뭐 뛰어내리려 했다는 목격담도 있지만, 아직 명확하진 않다. 다행히 부상자나 사상자는 없었지만, 아마 이번 사고를 경험하신 분들은 오랫동안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을 것 같다.

 

출처 tour toctoc

 

높은 고도에서 순항하는 항공기의 문은 비행 중 기내와 외부의 압력 차이로 개방할 수 없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상기 왼쪽 사진처럼 지상에서의 기내 압력과 외부 공기의 압력은 1 기압으로 거의 동일하다. 하지만 순항 고도까지 높이 올라가면, 외부 공기 밀도가 낮아지면서 기압이 크게 낮아지지만, 기내는 여압장치로 1 기압 정도는 아니지만 0.7~0.8 정도로 일정하게 압력을 유지해 준다

 

그래서 안정적으로 운항하는 순항 고도에서는 외부보다 기내 기압이 높기 때문에 누군가 억지로 열려고 해도 기압차로 절대 문이 열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아시아나항공 사고는 250 미터의 높이로 외부와 내부의 기압차가 거의 없는 지점이어서 열릴 수 있는 환경이었다. 일정 고도까지는 문이 개방되지 않도록 잠금장치가 작동한다고 하는데, 아마 그러한 구간이 아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출처 tour toctoc

 

그렇다면 비상구 좌석을 판매하는 항공사가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것일까 하는 의문도 든다.

 

비상구 좌석은 기본적으로 항공기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탈출하는 비상문 바로 옆에 있는 자리로, 다른 좌석에 비해 좌석 앞뒤 간격이 넓은 편이다.

 

빠른 시간 내 승객의 비상 탈출을 도울 수 있는 항공사 직원, 경찰, 소방관 등의 직업군에 속하는 승객을 우선적으로 배치하는 게 일반적이었으나, 항공사들이 추가 금액을 받고 비상구 좌석을 판매하는 것으로 정책이 점점 바뀌었다고 한다.

 

195석 중 194명 탑승이라면 거의 만석인 상황으로 전적으로 항공사 잘못으로 하기엔 억울한 면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비상구 옆,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좌석을 유상 판매 해서 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결론이 난다면 그 비난을 피하긴 어려울 듯하다. 

 

그렇다고 비상구 좌석을 구매하는데 많은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다. 보통은 몇 만 원 이내인데, 그거 더 받으려 하다가 이렇게 큰 사고가 터질 수 있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그리고 모든 저비용 항공사(LCC)들은 현재 비상구 좌석을 유료로 판매하고 있다. 대형항공사들은 비상구 좌석으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다리를 둘 공간이 넓다는 의미를 가진 레그룸(Legroom) 또는 엑스트라 레그룸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비상구 좌석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렇게 개인에 의해서 발생하는 사고를 100% 예방할 수는 없겠지만 신분이 확실하게 보장되는 인원에게 비상구 좌석을 제공한다면 이런 사고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는 있겠다. 하지만 매번 그렇게 신분이 확실한 승객이 탑승한다는 보장은 없다.

 

항공사 마일리지 정책 등 올해 국토부는 항공사에 대한 제재 정책을 꽤나 시행하고 있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비상구 좌석의 추가 금액 판매를 금지시킬는지 한번 지켜봐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