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차 대전 종식 후 1972년까지 미국 지배하에 있었던 오키나와는 일본에서 가장 미국적인 분위기가 넘치는 지역이다. 오키나와 주둔 수많은 미군과 가족들이 미국의 문화를 들여와 오키나와 지역에 널리 퍼트렸기 때문이다.
미국적인 특징은 음식에서 도드라지는데, 오키나와를 한번 여행해 본 분이라면 수많은 스테이크와 타코가게 그리고 햄버거와 아이스크림 가게를 만날 수 있다.
이 중에서 A&W라는 햄버거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는 오키나와에서 1963년 오픈한 이래 압도적이다. 미국에서 시작했지만 A&W는 이제 미국에서 거의 찾아볼 수가 없으나, 오키나와에는 26개의 지점이 있다. 이런 수치는 오키나와 내 KFC보다는 많고 맥도널드 보다는 조금 작은 수치이다.
일본 본토에서는 KFC가 1970년 나고야에서 첫 오픈하였고, 맥도널드는 1971년에 긴자에 첫 오픈하였으니 A&W는 본토보다도 7년 앞서 도입된 버거 프랜차이즈라 할 수 있다. 참고로 맥도널드는 오키나와에서 1976년에 오픈하였다.
먼저, A&W 1호점은 오키나와시 있는 야기바루점이다. 오키나와에서 가장 번화한 아메리칸 빌리지나 나하가 아닌 이런 곳에 1호점이 있라니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그 배경을 알면 이해가 되는데, 이곳은 과거 가데나 미공군기지가 있던 지역이고, 미군들이 기지에서 나와 유흥을 즐기는 지역이었기에 1호점의 입지로 안성맞춤이었다.
아메리칸 빌리지가 생기기 전까지 오키나와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오키나와에서 큰 레제 미 쇼핑 단지가 생겨나면서 이 지역의 활기는 차츰 사라져 갔다고 한다.
결국 규모가 작아진 이 지역은 옆 동네 미사토와 함께 오키나와 시가 편입되었다. 하지만 1963년에 오픈한 A&W 야기바라점은 오랜 풍파를 견디며 여전히 덩그러니 남아 있다.
매장 입구로 오르는 곳에 주황색 녹슨 간판만이 ‘미국에서 태어난 A&W 야기바라점은 오키나와 1호점’이라며 반기고 있는데, 문장마저 쓸쓸한 느낌을 준다.
이 매장에서 눈에 띄는 것은 흰색 지붕과 주황색 기둥이 있는 드라이브 인인데, 드라이브 인은 건물과 조금 떨어진 주차장에 있고, 메뉴판과 마이크가 설치되어 있다. 삐져나온 전선과 군데군데 녹슨 부분이 많아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자동차에 승차한 채 주문하는 방식은 지금의 드라이브인과 비슷하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다. 이곳의 드라이브인은 우선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마이크로폰으로 주문하면 점원이 직접 나와 건네주는 방식이다.
야기바루점은 처음부터 드라이브 인으로 만들어졌다는데, 당시 미군 가데나 기지에는 패스트푸드점이 없었고 기지 내 미군들은 이미 마이카 붐으로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어서 주말이면 자동차로 접근해서 외식을 즐겼다고 한다. 참고로 일본 본토에서 최초의 드라이브 스루를 도입한 가게는 1977년 맥도널드라고 한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 보면 전체적으로 50~60년대 배경의 할리우드 영화에나 나올 법한 분위기와 일본어 안내판으로 분위기가 혼합되어 묘한 코즈모폴리턴적인 느낌을 연출하고 있다.
두 문화가 섞인 매장 분위기는 매장에서 주문할 때도 묘하게 감지되는데, 이곳은 영어와 일본어가 모두 통한다. 시그니처 메뉴인 A&W 버거 단품 가격은 790엔이고, 감자튀김, 루트 비어가 들어간 세트가 1,230엔 정도이다. 가장 비싼 버거라지만 맥도널드 가격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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