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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링의 표절 시비는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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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야심 차게 발표한 서울링 건설 추진 발표 후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는데, 시비의 쟁점은 지난 2000년 정부 주도의 '천년의 문'과 형태, 이름, 개념, 위치 등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서울링
출처 chosun

서울링

 
지난 3월 8일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서울링의 건설 추진 발표 내용이 2000년에 새천년을 기념하는 국가 상징 건축물인 '천년의 문'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당시의 계획은 예산 낭비라는 이유로 백지화되었다고 한다.
 
건축가 단체인 새 건축사협의회(새건협)는 지난 3월 15일 입장문에서 “서울링과 천년의 문은 개념과 형태, 명칭, 심지어 위치까지도 비슷한데 서울시 발표에는 천년의 문 디자인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라며 “이는  저작권을 무시하는 부도덕한 행위이며 그대로 건립이 추친된다면 표절 시비를 피할 수 없다”라고 언급하였다.
 
그리고 같은 날 서울시의 해명 자료에는 “서울링 디자인은 구체적 설계안 이전에 방향성 제시를 위한 예시도이고, 대관람차 기본 형태는 누구든지 원형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공의 영역”이라며 “표절 혐의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였다.
 
2000년도에 추진되었던 천년의 문도 바큇살 없는 원형 고리 모양이 디자인 핵심이었다. 규모를 보면 서울링이 지름 180m, 천년의 문이 200m이고 서울링에는 25인승 캐빈 36개가 설치되고, 관람차 원 모양을 가상현실 쇼 등의 배경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천년의 문도 원형 고리를 따라 객실을 운행하고, 가운데 빈 공간에는 레이저쇼 등을 펼친다는 아이디어가 포함돼 있었다. 그리고 천년의 문은 상암동 평화의 공원에 서울링은 상암동 하늘공원으로 위치도 비슷하다는 지적도 있다.
 
우대성 건축가는 “이건 논란거리가 아니라 명백한 베끼기이다”라며 “시의 상징물이 필요하다면 설계 공모를 통해서 따로 하면 될 일인데, 20년 전 국가에서 진행하였던 설계를 그대로 가져다가 살짝 변형해서 비슷한 장소에 짓겠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이라고 언급하였다.
 

서울링과 천년의문
출처 chosun

 
또한 그는 “오세훈 시장이 2022년 8월쯤 세계 최대 관람차 구상을 발표했을 무렵 서울시에서 천년의 문에 대한 연락이 와서, 디자인을 사용하지 말라고도 했다”라고 말한다. 지난해 8월 8일 오 시장은 한강 석양의 관광자원화를 위해 세계 최대 수준의 대관람차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당시엔 특정 위치 언급이 없이 가칭 ‘서울 아이(Seoul Eye)’라고 불렸고, 바큇살이 있는 ‘싱가포르 플라이어’가 참고 사진으로 제시됐었다.
 
반면 공동 당선자였던 이은석 교수는 우대성 건축가와 다른 입장이다. 그는 '다시 천년의 문이 살아나는 것이 반갑고 감격적이다'라고 말하면서 '우리 디자인을 원저자로 인정해 주면, 노하우를 제공하여 더 나은 상징울을 만들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2022년 11월 ‘더 견고한 원형으로 랜드마크 기능 유지’ 등 ‘서울링을 구성하기 위한 5가지 디자인 과제’를 서울시에 제시하였다고 말한다.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관람차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콘셉트이어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전달했다고 한다. 또한 그는 새건협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건축가의 윤리는 프로젝트를 무너뜨리는 게 아니라 잘 세우는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천년의문
출처 chosun

천년의 문

 
서울시 관계자는 “천년의 문과 서울링을 전반적으로 보면 동그랗다는 것 말고 사실 같은 점이 없다”면서 “대관람차는 동그란 모양일 수밖에 없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서울시가 검토한 국내외 사례 중에 천년의 문도 포함돼 있었지만 여러 검토 대상 중 하나였을 뿐이고, 천년의 문 무산 이후 바큇살 없는 형태의 관람차들이 일본, 중국 등지에 이미 세워졌었기 때문에 천년의 문을 모방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변호사 자문을 거쳐 저작권상의 문제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발표한 것이다”라며 “ 현재는 서울링 모습이 예시 안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생긴다면 바꾸면 된다”라고 말하고 있다. 서울시 해명 자료에는 “서울링 디자인은 다양한 사례를 참조로 한 예시도이며, 실제 구현될 디자인은 민간 제안을 받아본 후에 확정이 될 것이다”라고 언급하였다.
 
건축계는 서울시 추진 방식에 대해 지적하고 있는데, 한 중견 건축가는 “디자인 저작자를 보호해야 할 공공기관인 서울시가 국내외 대관람차 설계 업체, 대형 건설사 자문까지 거쳤다며 발표해 놓고, 문제가 되면 바꾸겠다고 하는 것은 무책임한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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